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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코리아 본사 인수, 브랜드 리브랜딩

by ahnsmile2024 2025. 1. 27.

Z세대가 사랑하는 스포츠 패션 브랜드 휠라는 역사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입니다. 과거에는 골프와 테니스 의류에 집중하다 보니 올드한 이미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10~20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연봉 18억 원 신화를 쓴 윤윤수 회장의 휠라 코리아를 설립하고 본사를 인수하기 까지의 이야기 정리해 보겠습니다.

 

 

휠라
휠라

 

전설의 샐러리맨 윤윤수

휠라의 초대 회장은 연봉 18억 원으로 한국 샐러리맨의 전설로 알려진 윤윤수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학과 출신인 그는 영어에 능했습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서 영문 신문을 읽고 채용란에 수출 기업 채용 광고를 보고 지원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지원한 J.C. 페니는 미국의 유명한 유통업체였고, 당시 미국에서 두 번째 큰 백화점 체인이었습니다. 한국 지사는 5명으로 규모가 매우 작았습니다. 한국 지사는 의류와 액세서리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미국에 공급하는 일을 했습니다. 윤윤수는 전자제품 제조업체를 방문하면서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그는 카 스테레오, 텔레비전, 소형 냉장고 등 좋은 제품을 발견하고 한국 제조업체가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본사에서 대량의 전자레인지를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에 한국에는 전자레인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전자레인지 수요가 많아 만들 수 있다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윤윤수는 삼성전자와 손잡고 전자레인지를 생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일본에서 전자레인지 120대를 긴급히 구입해 연구한 끝에 6개월 만에 우리 기술로 전자레인지 생산을 완료하고 수출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자레인지를 미국에 유통하는 데 성공한 윤윤수는 10년 동안 무역업계에서 이름을 날렸습니다.

 

휠라 코리아 설립

윤윤수는 미국을 자주 오가며 스타일리시한 패션 브랜드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휠라였습니다. 휠라는 100년 동안 의류만 취급해 왔고, 신발은 생산하지 않았습니다. 이 브랜드로 신발을 만들어 미국에 출시하면 잘 팔릴 것이라고 생각한 윤윤수는 휠라의 미국 라이선스를 보유한 호머 알티스를 찾아갑니다. 라이선스는 그대로 호머 알티스가 보유하고고, 윤윤수가 신발을 제작하기로 합니다. 당시 휠라가 만든 신발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사업이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신발 분야에는 관심이 없던 휠라의 이탈리아 본사도 신발이 전체 매출의 60%까지 차지하자 자체적으로 신발을 생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호모 알티스에게  많은 돈을 주고 라이선스를 사들였습니다. 또 한국 시장 진출을 노리던 휠라는 윤윤수에게 휠라 코리아의 사장을 맡아서 전 세계에 공급하는 휠라의 신발을 모두 만들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래서 휠라는 1991년 휠라 코리아를 설립했고, 윤윤수가 꼭 필요했던 휠라는 연봉으로 160만 달러, 한화 18억 원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휠라코리아의 지분 45%를 내주면서 합작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휠라는 한국에 설립된 지 1년 만에 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후 6년 동안 매년 50% 이상 성장했습니다.

 

휠라 본사 인수 - 고래를 삼킨 새우

휠라 코리아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며 승승장구 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서는 매출이 부진으로 휠라 이탈리아 본사의 경영상태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2005년 윤 회장은 휠라 코리아를 완전히 인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은행권에서 180억 원을 대출받았지만 인수 대금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휠라코리아 직원들이 퇴직금을 정산해서 힘을 합쳤습니다. 또 협력업체와 대리점 사장 등이 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윤 회장의 리더십을 믿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윤 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2007년 파산 직전의 휠라 본사를 인수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인 본사가 위기를 직면해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월급 CEO였던 윤윤수 회장이 본사를 인수하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규모만 보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것과 같았고 인수 자금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윤 회장은 여러 나라의 휠라 지사에 연락해 10년간 받을 라이선스 수수료를 미리 받아 자금을 마련해고 글로벌 휠라를 인수했습니다. 휠라의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이 완전히 한국으로 이관되었고, 그런 다음 휠라 본사를 한국으로 이전했습니다.

 

브랜드 리브랜딩

4년 뒤 윤회장은 더 큰 협상에 도전했습니다. 바로 골프용품 기업 아쿠쉬네트(Acushnet)를 인수한 것입니다. 아쿠쉬네트는 골프공 브랜드 1위인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 골프장갑으로 업계 1위인 풋조이 등 많은 계열사를 가진 기업입니다. 이번 인수에는 아디다스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했지만, 휠라가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브랜드를 새롭게 리브랜딩 하며 휠라를 부활시켰습니다. 1980년대에는 테니스 선수 비외른 보리의 반소매 셔츠, 1990년대에는 NBA 선수 그랜트 힐의 농구화가 휠라의 상징이었습니다. 휠라는 이 제품들을 복각하거나 오마주한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2017년에는 미국의 모델 켄달 제너, 비욘세, 리한나 등도 휠라 옷을 입고 등장했고, 휠라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휠라의 과거를 모르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투박한 어글리슈즈의 유행도 한몫했습니다. 20년 만에 휠라의 1997년 모델인 디스럽터를 재출시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천만 켤레가 팔리면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휠라는 과거의 브랜드 유산을 젊은 감성으로 해석하면서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기업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오랫동안 사랑받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