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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e-커머스의 춘추전국시대

by ahnsmile2024 2024. 12. 31.

2021년 3월 쿠팡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신청서를 살펴보니 쿠팡은 2020년 매출 12조 원으로 전년 대비 90% 이상 성장했고, 순손실은 1천억 원 감소했습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고객 1인당 구매 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고객 한 명이 3개월간 18만 원을 썼는데, 2020년 28만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쿠팡에서 3개월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480만 명, 로켓 와우를 쓰는 사람은 470만 명인데 로켓 와우 회원들은 회원이 아닌 사람들보다 4배 이상 구매한다고 합니다. 2020년 쿠팡이 이렇게 눈부신 매출을 달성한 것은 코로나 덕이 컸습니다. 쿠팡은 언택트 비즈니스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천재지변까지 도와준 덕분에 쿠팡은 예정보다 빠르게 미국에 상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쿠팡의 성장 이야기 준비했습니다.

 

쿠팡
쿠팡

 

쿠팡은 어느 나라 기업?

엄밀히 말하면 쿠팡은 한국 회사가 아닙니다. 쿠팡의 본사는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쿠팡 LLC이고, 한국 지점의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경영진 12명 중 한국인은 단 2명뿐이고, 김범석 대표는 재미교포입니다. 사업 초기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자본을 끌어왔고 뉴욕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에 지분으로 보면 미국 회사입니다. 하지만 쿠팡은 '고객의 99% 이상이 한국인이고, 쿠팡 내에서 제조나 유통하는 모든 기업들이 다 한국인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한국 기업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상장한 날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를 나란히 걸기도 하고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범석 대표는 '한강의 기적'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기업의 국적에 대한 해석은 앞으로 더 포괄적으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범석 대표는 어린 시절 현대건설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습니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고, 쿠팡을 창업하기 전에 이미 두 번이나 회사를 창업하고 매각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7년 미국의 그루폰(Groupon)이라는 소셜커머스가 등장해서 대히트를 합니다. 내 주변에 있는 맛집의 메뉴를 미리 할인받고 쿠폰을 구매하는 사이트였습니다. 이걸 본 김범석 대표가 한국에 들어와서 쿠팡을 설립합니다. PC 인터넷 시대가 아니라 모바일 시대에 커머스를 창업한 것입니다.

 

소셜커머스의 치열한 경쟁

쿠팡이 오픈하기 3개월 전에 한국에서 소셜커머스를 먼저 시작한 티몬과 위메프가 있었습니다. 쿠팡, 티몬, 위메프는 치열하게 경쟁합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소셜커머스를 '유통업'으로 정의하고, 쿠폰을 뿌리고 초저가 전략을 펼쳤습니다. 이때 쿠팡은 경영학에서 가장 뻔하고도 확실한 답인 바로 '고객'에 초점을 맞춥니다. 최초로 환불 정책을 시행했고, 배송이 지연되거나 품절되면 보상을 해줬습니다. 무엇보다 느리고 불친절한 배송에 주목했고 로켓배송을 도입합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직영물류망을 깔고 쿠팡맨을 채용했습니다. 물류에 투자하느라 5년간 누적된 적자가 4조 원이었습니다. 그동안 김범석 대표는 투자를 위해서 동분서주 뛰어다닙니다. 망할 거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고하고 2018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서 2조 2천억 원을 투자받게 됩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높은 투자 금액이었습니다. 이때 쿠팡의 기업가치는 10조으로 이미 완전 자본 잠식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범석 대표는 2조 2천억 원을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모두 쓰겠다.'라고 했습니다. 이미 알리바바로 큰 수익을 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그를 지원해 준 것입니다. 김범석 대표는 10년 뒤에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쿠팡 없이 어떤 있을까?" 너무 편해서 쿠팡이 없으면 안 되게 만들어 버리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으로 빠른 성장

모두 한 번쯤은 쿠팡의 배송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오후 6시까지 배송해 주는 당일배송,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해 주는 새벽배송, 자정까지 주문하면 내일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은 매우 편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문 앞에 반품상품을 내놓기만 하면 되는 '묻지마 반품' 또 월 2,900원만 내면 무조건 무료 배송을 해주는 로켓와우클럽. 쿠팡의 이런 빠른 배송 때문에 요즘은 이틀 만에 오는 택배가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쿠팡처럼 잘 팔고, 많이 파는 기업들은 뭐가 잘 팔리는지 잘 알고, 또 잘 팔 수 있으니까 제품을 직접 만듭니다. 바로 프라이빗 브랜드 PB상품입니다. 쿠팡도 2020년 7월 씨피엘비(CPLB Corp.)라는 회사를 만들어 PB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 '탐사수'는 하이트 진로가 만들고 쿠팡이 브랜드를 붙인 것입니다. 12개 정도의 PB브랜드가 있는데, 2020년 매출이 1300억을 넘겼습니다. 이렇게 커머스를 기본으로 만든 쿠팡이 요즘은 또 배달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쿠팡 이츠로 배달 서비스하고 있는 것입니다. 배달하는 사람이 여러 가게를 들리지 않는 '치타 배달'로 속도 경쟁을 붙였고, 배민도 이에 질세라 '번쩍 배달'을 내놨습니다. 1년 만에 회원이 34만 명에서 185만 명으로 성장했습니다. 지금 배달업계 3위인데 강남권은 벌써 쿠팡이츠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또 쿠팡은 OTT인 쿠팡 플레이를 만들었습니다. 한 달에 2,900원을 내면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이 됩니다. 이들이 곧 쿠팡 플레이를 이용할 수가 있는데, 이 회원 수가 470만 명이라고 합니다. 360만 명의 한국 사용자를 가진 넷플릭스보다도 110만 명이나 높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스포티비와 제휴해서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했고, 신동엽이 진행하는 SNL의 새로운 시즌을 쿠팡에서 단독 제공합니다.

 

e-커머스(e-commerce)의 춘추전국시대

한국은 아주 매력적인 커머스 시장입니다. GDP는 아시아에서 4번째,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큽니다. 그 중 e-커머스(e-commerce) 성장률은 세계 최고입니다. 2019년에 이커머스는 1280억 달러, 2024년에는 2060억 달러로 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커머스 업체인 이베이 코리아부터 쿠팡, 롯데, 신세계, GS 등 전통 유통회사가 적극적으로 디지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물론이고 네이버도 쇼핑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물류센터도 없고, 물건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과 N페이, 스마트 스토어를 무기로 거래액으로 보면 쿠팡과 유일하게 견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직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쿠팡은 글로벌 야심도 갖고 동남아 OTT 훅(Hooq)을 인수했습니다. 또 중국에 지금도 직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심천과 상해에 상당히 많은 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커머스에서 넘을 수 없는 시장인 것 같은데 쿠팡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쿠팡은 조용히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문제도 많습니다. 특히 근로자 처우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쿠팡 노동자들이 과로사 하는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직원은 3만 명을 넘어서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에 이어서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책임 있는 행보가 필요합니다. 또한 쿠팡의 저렴한 가격은 그만큼 소상공인들이 이윤을 희생해서 만든 대가라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급격하게 성장하는 만큼 커져가는 리스크도 반드시 풀어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