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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표 성경김, 검은 반도체 김 수출 시장

by ahnsmile2024 2025. 2. 19.

2023년 김 수출액은 7억 9100만 달러 약 1조 59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22% 증가한 가파른 성장이었습니다. 2010년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긴 이후 7배나 성장한 것입니다. 브랜드 로고에 울릉도와 독도를 그려 넣어 대한민국 대표 김으로 자리 잡은 지도표 성경김의 수출 이야기와 김 수출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지도표 성경김
지도표 성경김

 

지도표 성경김

성경식품은 1981년 대전 역전시장에서 이경수 사장이 김을 판매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유통만 하던 성경식품은 10여년 뒤 제조업 허가를 내고 김을 제조하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에는 대전 오정동에 본사를 만들고 공장을 늘려왔습니다. 성경식품은 원초에 집중했습니다. 원초 전문가 좋은 원초를 찾아 직거래를 했습니다. 또 김의 맛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기름인데, 기름 전문가가 성경김 공장 내에서 직접 기름을 짜서 사용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금 전문가가 뉴질랜드산 맛있는 소금을 김에 팍팍 뿌려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유통으로 시작한 회사인 만큼 전국에 유통망을 확보했습니다. 성경식품은 전국 하나로마트와 계약하면서 2000년대 초반 300억 대의 매출을 내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성경식품이 초반부터 집중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상표 전략입니다. 성경식품은 이룰 성, 서울 경을 써서 김의 수도가 되겠다는 야심을 담았습니다. 제품명은 지도표 성경김으로 정하고, 한반도 지도를 그려 넣어 시그니처를 만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10개 이상의 상표권을 출원했습니다. 성경식품이 잘 되자 다른 김 업체들이 한반도 지도를 따라서 그려 넣었습니다. 성경식품은 부정 경제행위에 대한 가처분 소송으로 대응하면서 강경하게 상표를 보호했습니다.

 

성경식품 첫 수출지 일본

이렇게 지켜온 한반도 지도 상표는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득이 되기도 했습니다. 2007년 성경식품의 첫 수출지는 일본이었습니다. 첫해는 1500만 원의 작은 매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성경식품은 기념식을 하면서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일본은 지도에서 울릉도와 독도를 지워달라고 했고, 성경식품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성경식품을 응원했고, 성경식품은 2019 지도 그림을 리뉴얼하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하트로 변경했습니다. 2024년 독도의 날에는 독도 에디션 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수출길은 막혔으나 한국을 대표하는 김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졌습니다. 하지만 순조롭게 운영되던 성경식품은 2010년대에 창업주 2세인 이수호 대표가 이어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매각을 결정하게 됩니다. 결국 2017년 스탠다드차타드 사모펀드에 1510억 원의 금액으로 매각하게 됩니다. 지금은 이 사모펀드가 스탠다드차타드로부터 분사해 어펄마 캐피탈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어펄마는 김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성경김을 인수했고, 인수 후에는 수출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인수 전 1%도 안 되던 수출을 4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미국, 캐나다,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20여 개 국으로 수출을 늘렸습니다. 가장 큰 수출은 역시 미국인데, 미국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현지 브랜드 김미(gimMe)를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편, 성경식품의 국내 유통은 90%가 슈퍼마켓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후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 판매를 확대해서 내수시장 점유율도 20%까지 끌어올렸습니다. 그 결과 성경식품은 2017년 매출 650억 원, 영업이익 130억 원에서 2023년 매출 1146억 원, 영업이익 107억 원으로 매출이 성장했습니다. 어펄마는 성경식품을 매년 7% 이상 성장시켰고 현재 다시 매물로 내놓았습니다. 2023년 라자드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가격을 3천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6년 만에 회사의 가치를 2배로 불린 것입니다.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김 수출 시장

현재 조미김 시장은 대기업인 CJ의 비비고와 동원 에프앤비의 양반김, 그리고 중견 기업인 성경김, 광천김 등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CJ 비비고와 동원 양반김은 대형마트 등의 유통력을 앞세워 각각 2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입니다. 특히 1986년 출시한 동원 양반 김은 수출도 가장 먼저 시작했고, 2023년 450억 원의 해외 매출을 올리며 수출에 선전하고 있습니다.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며 가파르게 성장한 김 시장은 수출 효자 종목입니다. 전 세계에서 김을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입니다. 그중에서 한국의 수출량이 70%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나 일본은 내수가 더 많아서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김 수출의 50%는 원물입니다. 해외에서는 김이 아니라 시위드(seaweed) 혹은 일본어인 노리라고 부르고 있기 때문에 한국 김의 인지도가 더 높아질 필요가 있습니다. 원물을 수출하면 물류비도 많이 나오고, 또 김을 생산하는 업체의 마진은 적어집니다. 가공하고 브랜드를 붙여야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일례로 태국의 타오케이라는 회사는 한국에서 김 원물을 전량 수입해서 스낵 형태로 튀겨서 수출합니다. 물류비는 줄이고, 판매 단가는 높아지는 것입니다. 태국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는 김 제품으로 태국 증시에 상장하고, 시총 4천억 원이 넘는 회사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조미김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우선 세계 최대의 김 수입 시장인 미국은 주로 조미김을 소비하는데, 한국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뿐만 아니라 수출국도 다변화되어 2010년 64개 나라에서 2023년에는 120개 나라로 늘었습니다. 한국의 김이 수출 1조원를 넘은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2025년 경제 정책 방향에 따르면 김 가격 안정을 위해서 전복 양식장을 김 양식장으로 변경하는 것이 유연해진다고 합니다. 김이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어 세계인들과 같이 한국 김을 맛있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