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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비야디 BYD, 배터리왕 왕촨푸, 비야디 경쟁력

by ahnsmile2024 2025. 2. 23.

세련되고 강력해 보이는 전기차가 있습니다. 비야디의 전기차 한(汉)입니다. 테슬라의 모델 S와 비교할 수 있는 준대형 세단으로, 사양이 더 좋습니다. 사륜구동으로 제로백은 3.9초에 517마력, 완충 기준 605km 주행이 가능합니다. 한 번 충전하면 일주일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테슬라 모델 3과 비교해도 나은 스펙을 자랑합니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와의 비교가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의 스펙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가속하고 출력합니다. 비야디의 모델 한(汉)은 2025년 한국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가격도 4천만 원대로 예상되고 있어 현재 7천만 원대 정도인 테슬라의 모델 3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차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걱정과 반가움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테슬라,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중 시가총액 3위인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 배터리왕 왕촨푸의 자동차 사업 진출과 경쟁력, 비야디의 미래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비야디
비야디

 

배터리왕 왕촨푸

1966년 중국 안후이성에서 태어난 왕촨푸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매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누나들은 일찍 시집을 가고 형은 학업을 포기했습니다. 가족들은 공부를 잘하는 왕촨푸에게 희망을 걸었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배터리와 관련된 야금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27살에는 대학원 산하의 배터리 회사 사장으로 초빙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대 왕촨푸는 부동산 사업을 했던 사촌 형에게 자금 250만 위안, 한화로 4억 정도를 빌려서 비야디를 세웁니다. 이때 회사명 BYD는 Build Your Dream의 약자이고, 중국명은 비야디(比亚迪)였습니다. 비야디는 휴대폰과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휴대폰 배터리 시장은 파나소닉, 산요, 소니와 같은 일본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많은 중국 기업이 심천에서 유사품을 만들던 시기였습니다. 이때 중국 기업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해외 기술을 도입하고 자동 생산 라인을 도입했습니다. 왕촨푸 회장은 비싼 제조원가를 인건비를 활용해서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자동화된 기계 생산라인 대신 100만 위안을 들여서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인력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비아디는 성능을 개선하고 생산 원가를 절감합니다. 일본 제품보다 40% 이상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오 인해 글로벌 제조 시장은 경색되었지만, 비용을 줄인 덕분에 비야디는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부품 및 OEM

외환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다시 수요가 증가하자 필립스, 파나소닉, 소니와 같은 기업들이 비야디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비야디는 휴대폰 배터리 시장에서 산요를 꺾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합니다. 그러자 비야디는 휴대폰 부품과 제조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합니다. 휴대폰 껍데기와 같은 금형제품, 강화유리, 키보드, 액정 모듈 등을 만들었습니다. 모토로라, 노키아, 삼성, 화웨이 같은 여러 업체에 납품했습니다. 2006년부터 3년간은 휴대폰 부품 사업이 가장 큰 매출을 올립니다. 뿐만 아니라 비야디는 폭스콘에 버금가는 세계 2대의 전자제품 OEM 공장입니다. 폭스콘이 생산해내지 못하는 애플의 물량을 비야디에서 생산해 왔습니다. 2020년에는 애플 아이패드 프로에 10~20%, 그리고 아이폰 9의 생산량 일부를 납품합니다. 화웨이, 샤오미, 삼성전자에도 비야디에서 일부 개발, 생산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비야디의 지분 2%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휴대폰 위탁 생산을 맡기기도 하지만, 비야디에 삼성의 반도체, 센서, LCD 등을 공급하는 쌍방향 협력사이기도 합니다. 현재도 휴대폰 부품과 제조는 비야디 매출의 4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큽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2년마다 바꾸게 되면  비야디의 휴대폰 부품 사업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업 진출

하지만 왕촨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2003년 친촨 자동차 회사의 지분을 77% 인수하고 비야디 자동차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임직원들과 투자자 모두 반대했지만, 왕촨푸의 강력한 의지였습니다. 앞으로 도래할 전기차 시대에 비야디의 배터리 기술이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본 것입니다. 하지만 신촨 자동차 회사는 만성 적자에 망하기 직전의 회사였습니다. 비야디 주식도 30% 폭락했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배터리를 결합한 전기차였으나 우선 자동차 회사를 정상 궤도로 올려놔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신차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비야디는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하고 연구 개발을 통해 샘플차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차가 너무 못생겨서 판매점들은 아무도 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왕촨푸는 샘플차를 모조리 부쉈다고 합니다. 비야디는 결국 다른 회사의 디자인을 모방하기 시작합니다. 이때 모방한 차량은 도요타의 코롤라였고, 2005년 9월 이를 베낀 비야디의 첫 모델 F3를 출시했습니다. 가격은 코롤라의 50%였습니다. 당시 F3를 도요타와 폭스바겐보다 많이 판매하면서 흥행에 성공했고 비야디는 중국의 메이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왕촨푸는 전기차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F3의 성공과 다른 사업 분야의 이익으로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2008년 12월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F3DM을 출시하고, 2011년에는 순수 전기차인 E6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모델을 갖춰갑니다. 이때 워런 버핏이 비야디에 직접 투자를 하기로 나섰습니다.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셔웨이는 2008년 비야디 지분을 10% 인수했습니다. 버크셔 해셔웨이의 부회장 찰리 멍거는 인터뷰에서 '왕촨푸는 에디슨과 잭 웰치를 합친 듯한 사람'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이로써 비야디의 이름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주식은 급상승하여 왕촨푸는 350억 위안, 한화 6조 7천억 원을 가진 중국 최대의 부자로 올라섰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모든 비용을 전기차에 쏟아붓자 내연기관 모델의 자금 부족 현상이 생겼고 지속적으로 품질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야디는 자동차 생산 캐파를 계속 늘리고 있었고, 결국 생산량은 늘어나지만 판매량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년 사이 88% 감소하고 비야디의 제품이 좋지 않다고 소문이 납니다. 2012년 왕촨푸는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이때부터 2년간 부단히 품질을 개선했고,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확대되면서야  비야디는 비로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비야디는 디자인을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우디의 총괄 디자이너였던 볼프강 애거를 포함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디자인을 새로 합니다. 이때 등장한 드래곤 페이스 시리즈는 비야디의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비야디는 성능도 좋고, 가격도 좋은데 디자인이 아쉽다는 반응이 있습니다.

 

비야디의 경쟁력

비아디는 뒷단에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배터리 자체 개발 능력입니다. 비야디는 리튬인산철 배터리인 LFP를 주력으로 합니다. 삼원계 배터리보다 폭발에 더 안정적입니다. 자금까지는 에너지 밀도나 배터리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야디는 기술력으로 삼원계 배터리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비아디는 배터리의 성능도 획기적으로 개선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 모듈, 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배터리 한 개에 셀이 수십에서 수천 개가 들어갑니다. 지금까지 배터리 업체들은 셀 자체의 성능 개선을 고민해 왔습니다. 그런데 비아디는 과감하게 모듈을 없애버리고 배터리 셀과 팩으로 단계를 축소합니다. LFP의 안정성이 뛰어나다 보니 방화벽 역할을 해주는 모듈을 없애버린 것입니다. 그러자 배터리는 공간이 남고 무게가 감축되었으며 원가가 감소했습니다. 사실 테슬라도 아직 배터리를 자체 생산은 못하고 있습니다. 비야디는 배터리 기업으로 출발한 만큼 배터리에 경쟁력이 있는 것입니다. 현재 전기차에 주로 들어가는 한국의 LG화학,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회사입니다. 두 번째 경쟁력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데 있습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력 반도체인 IGBT는 전기를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차의 배터리와 모터를 컨트롤하는 중요한 반도체입니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의 성능까지 좌우하기도 합니다. 왕촨푸는 전기차를 만들려면 전력반도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전력 반도체를 수입할 때 여기 여기에만 써라 이런 식으로 조건을 거는 등 고성능 전력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왕촨푸는 일찍이 전력반도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인수합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에는 닝보에 있던 반도체 회사 중웨이를 인수했습니다. 중웨이 반도체 회사는 반도체 생산 설비들이 너무 구식이라 불량률이 높았고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파산 직전에 놓여있던 중웨이를 비야디가 2억 위안에 인수한 것입니다. 왕촨푸는 중웨이 반도체가 품질은 떨어지지만 이때가 반도체 산업으로 들어갈 기회라고 판단했습니다. 인수한 후에는 중웨이의 웨이퍼 OEM을 다 중지시키고 전력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2010년 중웨이는 IGBT 1.0을 출시합니다. 완전히 망해가던 중웨이는 중국 반도체 시장의 유니콘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비야디의 시장 점유율은 20%로 1위인 독일 인피니언(점유율 58%)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경쟁력은 바로 수직 계열화와 전용 플랫폼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비야디는 배터리부터 모터, ECU, 전략반도체까지 직접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입니다. 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플랫폼을 구축해서 자체 기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완성차부터 모든 제품들이 수직 계열화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2022년 상반기에는 중국이 코로나로 봉쇄를 하면서 세계적인 전기차 공급이 차질을 빚었습니다. 이때도 비야디는 제조에 큰 타격을 입지 않고나 홀로 생산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테슬라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판매한 전기차가 되었습니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 이 정도로 수직 계열화를 해내고 잇는 기업은 사실상 없습니다. 이런 제조력과 기술에 힘입어 비야디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많은 판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누적된 순수 전기차 판매량으로는 테슬라에 이어 2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총판매량에서는 테슬라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비야디의 미래

사실 오늘 소개한 부분 외에도 피아디는 관련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크게 다섯 개의 사업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번째는 앞서 살펴본 승용차,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기버스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심천시는 모든 대중교통의 버스와 택시를 비야디 차량으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비야디는 우리나라에도 버스로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721번, 7713번 버스를 타보셨다면 비야디 버스를 타보신 것입니다. 세 번째는 모노레일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배터리, 그리고 기타 사업이 있습니다. 앞으로 비야디는 비야디 배터리와 비야디 반도체는 분리 상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도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생소했던 기업인 비야디의 성장 스토리와 수직계열화로 거대해진 비야디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흥미롭습니다. 아직은 중국 내에서도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하다거나, 품질 이슈로 브랜드 이미지가 안 좋은 것이 한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