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미국의 증권가에서는 2024년에 주목할 종목으로 우버(Uber)를 꼽았습니다. 승차 공유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왜 우버를 지목하는 이유는 바로 경기 침체 때문입니다. 현금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이 차를 바꾸는 대신 우버를 탈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또 실업률 증가로 인해 드라이버 확보가 쉬워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거라고 보는 것입니다. 우버는 그동안 계속된 적자와 규제 리스크,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실적이 턴어라운드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우버는 미국 시장 점유율 71%로 승차 공유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우버 이츠는 딜리버리 분야 세계 2위, 게다가 화물 운송 중개 서비스인 우버 플레이트(Uber Freight) 사업까지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수익이 호전되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여행업에 주류 유통까지 슈퍼 하이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버의 논란과 경쟁력, 미래전략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버 택시(Uber Taxi) 택시의 시작
폭설이 오던 날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던 남성은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택시를 부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바로 우버 택시의 시작이었습니다. '트래비스 컬러닉'과 '게럿 캠프' 두 사람은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버 택시로 첫 영업을 시작합니다. 불편한 대중교통과 비싼 교통비에 익숙한 미국인에게 우버의 출현은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드라이버는 자차 이용해 돈을 벌 수 있었고, 승객은 호출 한 번으로 편리하고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한 우버는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등 전 세계로 진출합니다.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택시 업계의 저항과 규제에 부딪혔지만, 칼라닉은 공격적인 사업 수완으로 돌파해 나갑니다. 창업 10년 만에 전 세계 80개국의 사용자는 1억 명, 기업가치는 7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2019년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합니다.
우버(Uber)의 논란
공격적으로 성과를 달성했다는 건 그만큼 논란을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전 세계에서 규제로 인한 소동도 문제였지만, 우버의 문제는 여기저기에서 터집니다. 2017년에는 앱을 스마트폰에서 지웠는데도 우버가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걸 발견해서 애플의 '팀 쿡'이 컬러닉을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에는 우버의 직원이 직장 내 성추행, 인종차별, 성차별을 폭로했습니다. 창업자인 트래비스 컬러닉은 불같은 성격이었습니다. 우버 반대 시위 현장에는 우버 드라이버를 보내 맞불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컬러닉은 여론몰이를 하고, 유력 정치인에게 로비를 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각종 스캔들로 여론을 매우 악화시킨 채 2017년 컬러닉은 우버를 떠납니다. 이후 익스피디아의 CEO였던 '다라 코스로샤히'가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그는 굉장히 능력 있는 경영인이었고, 실제로 우버에서도 그 능력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취임하면서 36개월 이내에 IPO를 하겠다는 약속을 2년 만에 실현했습니다. 실적은 턴어라운드 했고, 우버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높였습니다.
우버(Uber)의 경쟁력
우버의 가장 큰 경쟁력은 승차 공유와 배달을 연계한 시너지 효과입니다. 우버는 2014년 우버이츠(Uber Eats)로 딜리버리 사업에 진출합니다. 배달과 승차 서비스는 집중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드라이버는 두 가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또 이것은 우버의 드라이버를 묶어놓는 잠금 효과(Lock-in effect)를 만들어줬습니다. 배달에는 경쟁자 도어대시(DOORDASH)가, 승차 공유에는 경쟁자 리프트(LYFT)가 있지만, 우버는 두 서비스 사업을 모두 함으로써 시너지가 났습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는 사람들이 이동을 안 했지만, 우버는 배달 사업으로 버틸 수 있었습니다. 또 공격적인 글로벌 진출로 40개국에서 배달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미국에서 배달업계 1위였던 도어대시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매출을 만들어냈습니다. 도어대시와 리프트의 매출을 다 합쳐도 우버 매출의 절반이 안 됩니다. 승차 공유와 배달을 연계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 우버의 근본적인 파워였습니다. 두 번째 경쟁력은 빠른 발 빼기였습니다. 2020년 우버의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집니다. 우버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라 외쳤던 자율주행과 에어택시 사업을 오로라에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컬러닉은 그동안 자율주행차 사업에 1조 2천억 원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에어 택시의 경우 2023년까지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 매각에 대해서 '우버의 미래 가치가 사라진 게 아니냐?'며 우려했지만,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당시 팬데믹 직격탄을 맞았던 우버는 언제 돈이 될지 모르는 미래 사업에 매달리기보다 당장 수익이 나는 승차 공유와 배달에 집중함으로써 적자 구조를 개선해 나갔습니다. 덕분에 2022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2% 상승했고, 순손실도 절반으로 줄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자율주행차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막대한 연구비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우버의 기술력은 테슬라나 구글의 웨이모보다는 낮았습니다. 또, 이에 앞서 2018년에는 차량 임대 사업 부문을 페어 닷컴에 매각했습니다. 이렇게 돈이 안 되는 사업을 빠르게 매각한 것은 코스로샤히의 과감한 결단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 번째 경쟁력은 새로운 모델 우버 플레이트((Uber Freight)입니다. 2018년 시작한 우버 플레이트는 화물차 운전자와 화주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알고리즘을 통한 효율적인 배차 작업으로 트럭의 공실률을 낮추고, 주먹구구식이었던 기존 중계 방식을 디지털로 개선하면서 시장 판도를 바꾸었습니다. 2021년에는 화물 운송 소프트웨어 기업 트랜스 플레이스(Transplace)를 인수하면서 그 기술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최근 온라인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소비자에게 최종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물류' 즉, 지역 거점 물류센터가 급부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간 물류의 수요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버 플레이트는 중간 물류의 공백을 메우며 루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버의 미래 전략
그렇다면 우버의 미래 전략은 무엇일까요? 2022년 7월 우버는 LA 오토쇼에서 자율주행 로봇택시 서비스 선보였습니다. 모셔널의 아이오닉 5 로봇택시와 우버를 결합해 서비스하고 있고, LA를 시작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사실 우버가 궁극적으로 흑자 구조가 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해야 합니다. 그래서 컬러닉도 그토록 많은 돈을 투자했던 것입니다. 직접 개발을 할 수는 없지만, 자율주행을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은 것입니다. 모셔널 뿐만 아니라 구글의 웨이모와도 합작하여 자율주행 트럭을 우버프레이트 사업에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 사업부를 오로라 이노베이션에 매각했지만, 지분 26%를 확보하여 파트너십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로라의 자율주행 트럭으로 화물 시장을 장악하고자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버의 두 번째 미래 전략은 '슈퍼 앱'입니다. 우버는 2022년 3월 뉴욕의 모든 택시를 우버 앱으로 통합했습니다. 이제 뉴욕에서는 우버 앱으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버와 택시업계는 그동안 팽팽한 대립각을 벌여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택시업계와 상생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버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모든 택시를 우버에서 부를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상생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택시업계가 우버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걸로 보입니다. 현재 모빌리티 시장의 중요한 추세는 슈퍼 앱입니다. 카카오T, 티맵, 그랩, 고젝도 교통과 이동 수단 그리고 배달과 로컬 서비스까지 모두 한 곳에 담은 슈퍼 앱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우버도 빠질 수 없는데요. 기차 항공 렌터카 호텔 예약을 아우르는 여행 분야 슈퍼 앱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코스로샤히가 익스피디아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그 경험이 팬데믹의 종점에서 여행 분야에 대한 어떤 기회가 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우버의 등장은 센세이셔널했습니다. 하지만 파란만장한 위기와 파고 때문에 우버의 이미지와 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버의 존재감은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우버를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실감하지 못하지만, 일부 국가에서 우버는 이미 생활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과연 월스트리트의 기대처럼 우버는 승차 공유와 딜리버리, 화물 운송이라는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또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중요한 플레이어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버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