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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테릭스 감성 고프코어, 하네스, 디자인센터 아크윈

by ahnsmile2024 2025. 2. 21.

요즘 거리에서 아웃도어룩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출근룩으로도 착용하고, 한국뿐만 아니라 뉴욕에서도 정장 위에 재킷처럼 아웃도어 룩을 많이 입습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아웃도어룩을 믹스매치하는 것을 고프코어라고 합니다. 코프코어는 2017년 패션 매거진 The Cut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입니다. 그런데 의미가 참 재미있습니다.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앞 글자입니다. 바로 산에서 행동식으로 먹는 음식들입니다. 그만큼 등산복이라는 의미를 확실히 담고 있습니다. 요즘은 감성 고프코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등산복에서 명품으로 탈바꿈한 아크테릭스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크테릭스 로고
아크테릭스

 

아크테릭스 하네스

파타고니아와 마찬가지로 아크테릭스 역시 등반을 좋아하는 클라이머인 데이 브레인이 만든 브랜드입니다. 데이브 레인은 캐나다에서 태어났습니다. 뒷산이었던 스쿼미시는 암벽 루트만 3천 개가 있다고 할 만큼 엄청난 등반지입니다. 1989년 데이브 레인은 클라이였던 친구들과 등반 장비에 불만을 갖고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 회사의 이름은 락 솔리드(Rock Soild)였지만 2년 뒤 시조 새라는 학명에서 차용한 아크테릭스(ARC'TERYX)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들이 처음 개선한 장비는 하네스였습니다. 하네스는 허리에 차고 안전장비를 걸고 매달릴 수 있도록 해주는 필수적인 안전장치입니다. 등산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많이 쓰였습니다. 기존 벨트들은 앞쪽도 넓고, 뒤쪽도 넓어서 허리를 굽히기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앞쪽 벨트는 좁히고 허리 뒤쪽은 추락 시 하중을 받는 곳이기 때문에 넓히고 쿠션을 덧댔습니다. 제작 방식도 기존과는 달랐습니다. 360도 열성형 기법으로 만들었습니다. 입고 매달렸을 때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베이퍼(Vapor) 하네스라는 이름을 붙었습니다. 1992년 출시한 이 제품은 대박이 났고 등반 하네스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그다음 히트한 제품은 백팩 'BORA'였습니다. 등산용 백팩은 등에 잘 붙을 수 있도록 힙벨트르 찹니다. 힙펠트에도 앞서 개발한 베이퍼 공법을 적용하여 벨트가 상하좌우로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무거운 등반 짐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동작은 자유로울 수 있도록 개선한 것입니다. 이후 데이브레인은 1995년 서핑과 스노보드를 즐길 위해 회사를 떠났습니다.

 

아크테릭스 테크놀로지

1995년부터는 디자이너였던 마이크가 고어텍스 소재를 기반으로 바람막이를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독일의 기업인 빌 고어가 발명한 고어텍스 소재는 테플론을 가열하여 늘여서 만듭니다. 수많은 미세 기공이 생겨서 수증기는 통과할 수 있지만 액체는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땀은 수증기가 되어 나가지만 빗물은 투과하지 못하는 방수 기능을 가지고 있고 신체가 열을 발산할 때 체온을 조절해 줍니다. 고어텍스는 여러 브랜드의 기능성 의류와 신발의 원단으로 쓰이지만 아무 회사나 사용하게 해 줬던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아크테릭스는 의류를 만든 이력이 없는데도 허가해 줬던 최초의 회사라고 합니다. 그만큼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어필을 했던 것입니다. 현재는 일반적인 원단 공급과 수요사 정도가 아니라 고어텍스와 아크테릭스가 협력하여 R&D를 하고, 고어텍스의 신제품을 아크테릭스가 가장 먼저 접근하면서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크테릭스 기술의 핵심은 덜어내는 데 있습니다. 방수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 지퍼입니다. 그래서 원래 지퍼 앞에 플랩을 부착하여 한 번 더 가려줍니다. 아크테릭스는 지퍼 회사와 협력하여 방수 지퍼를 만들었습니다. 플랩만큼의 무게를 덜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봉제선에도 방수가 되도록 테이프를 밀착하는 심실링 처리를 해야 하는데 90년대에는 그 폭이 21mm가 표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크테릭스는 나중에 이것을 7mm까지 줄이면서 1mm라도 원단을 덜 쓰고 꼼꼼히 박는 봉제 기술을 적용한 것입니다. 보통 등산 의류는 1인치에 8땀을 한다면, 아크데릭스는 신사복과 같은 14땀을 적용하면서 한 땀 한 땀 차이를 만들어 갑니다. 아크데릭스 라인 중에 Ascent 시리즈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암벽 등반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라인입니다. 이 라인은 후드가 굉장히 큰데 바로 헬멧을 쓰고도 후드를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또 하드쉘 바람막이를 입으면 얼굴에 지퍼 부분이 닿는데 이것이 극한의 날씨나 격한 활동에서는 입술과 치아를 다치게 할 수 있어서 얼굴 모양을 따라 곡선으로 꺾여서 올라가는 모양을 고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든 부분에 섬세하게 테크놀로지가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크테릭스 디자인센터 아크윈

아웃도어 브랜드에게 Apparel이란 하나의 장비 곧 기어입니다. 한두 벌의 옷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여러 겹을 겹쳐 입는 레이어링 시스템입니다. 레이어링을 할수록 땀과 열은 빠르게 배출해 주고 혹독한 추위나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줍니다. 그래서 아크테릭스의 옷도 여섯 단계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0년부터는 새로운 라인업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크테릭스 배일런스입니다. 최고 성능의 소재를 가지고 뛰어난 기능성을 가진 남성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크테릭스 코리아 웹사이트에서 재미있는 아티클을 하나 올라왔습니다. 올여름은 역대급으로 비가 많이 온다고 하니 아크테릭스 출근룩을 장만하라 내용입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점차 출근룩에도 기능성 소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경찰이나 군인들만을 위한 아크테릭스 리프 라인도 있습니다. 전 세계 군인들에게 공급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크테릭스를 보다 보면 여기에 테크기업인가 싶은 느낌마저 듭니다. 바로 이것이 아크트릭스가 비싼 이유입니다. 현재 아크테릭스의 디자인센터는 캐나다의 노스 밴쿠버에 위치해 있는데 디자인 센터에서 가까운 곳에 생산 공장이 있습니다. 바로 아크원입니다. 아크윈은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을 즉시 시제품으로 만들어보고 필드 테스트를 하는 곳입니다. 내부에 방수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노스 밴쿠버는 연간 178일 내가 내립니다. 한국의 비 오는 날의 두 배 이상이기 때문에 방수 능력을 테스트하기가 너무 좋은 환경입니다. 또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코스트 산맥에는 온대 우림부터 빙하까지 다양한 기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테스트만 도와주는 클라이머 엠베서더들도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 아크테릭스 생산량의 5~10%가 생산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크원의 중요한 목적은 R&D인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테스트를 거친 후 전 세계 23개 공장으로 보내져 제작에 들어가는데 모두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바로 아크테릭스가 비싼 이유입니다.

 

2001년 아크테릭스는 독일 아디다스가 소유하고 있는 살로몽 그룹에 인사됩니다. 살로몽 그룹에는 윌슨, 아토믹, 순토 같은 다양한 스포츠 장비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2005년 핀란드의 아머스포츠가 아디다스로부터 살로몬 그룹을 인수합니다. 그리고 2019년 중국의 안타스포츠 그룹이 핀란드의 아머스포츠를 6조 원에 인수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중국의 안타스포츠 산하의 아크테릭스가 되는 것입니다. 안타스포츠는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세계 3위 스포츠 브랜드입니다. 아크테릭스는 별도로 상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사고 싶다면 안타 스포츠를 사야 합니다. 시진핑이 아크테릭스를 입고 나온 뒤 주가가 10%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본사는 여전히 캐나다 노스 밴쿠버에서 독자적인 브랜드와 생산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크테릭스는 한 땀 한 땀, 1mm, 1g을 중시하는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옷이라는 점에 감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