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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개발, 시장점유율 1위 램시마

by ahnsmile2024 2024. 12. 28.

셀트리온은 주식 뉴스에서 자주 언급되고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의 주가 수익 비율 즉 PER이 170 정도로 고평가되어 있습니다. 미국 S&P 500의 헬스케어 섹터 PER이 평균 33 정도인 데 비해 셀트리온은 그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셀트리온을 대상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데 배팅하는 공매도가 성행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공매도를 막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하고, 이 과정에서 주가 조작 의혹을 받아서 검찰의 소환되면서 세간이 시끄럽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셀트리온을 지지하는 팬들도 참 많습니다.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주주총회를 하면 유모차를 끈 가족부터 어르신들까지 몇천 명의 소액 주주들이 모두 와서 즐기는 축제의 현장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럴만한 게 지난 10년 동안 20배 가까이 주가가 올라서 장기투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남겨다 주었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의 기업 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바이오 사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설립한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바이오 사업과 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만들었습니다. 창업자 서정진 대표는 대우 자동차에서 30대 최연소 임원이었으나 대우 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실직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대우자동차에서 일한 동료 6명과 함께 '넥솔'이라는 회사를 창업합니다. 바이오를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지만, 바이오산업이 앞으로 유망하다는 판단으로 아무런 자원 없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것입니다. 그러다가 제약사들이 R&D로 제품을 개발하고 나서 생산을 위탁하는 것을 CMO라고 하는데 이 비즈니스에 대해서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장의 규격이 미국 식약청 FDA의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당시 CMO 공장은 거의 유럽에만 있었고, 한국에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공장조차 갖고 있지 않았던 서정진 대표는 어렵게 백신 개발사 백스젠(VaxGen)을 설득해서 셀트리온이라는 합작회사를 세웁니다. 그리고 공장 부지라고 소개한 곳이 인천의 송도였습니다. 지금처럼 높은 빌딩들이 있는 송도가 아니라 허허벌판의 갯벌이었습니다. 제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한국 사람들이 생산하려니까 백스젠 직원들은 엄청 까다롭게 굴었습니다. 셀트리온 직원들은 공장에서 밤샘하면서 백스젠의 요구 조건을 다 맞춰줬다고 합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품질 관리 기준도 통과했습니다. 그런데 백스젠은 개발하던 에이즈 백신의 임상에 실패합니다. 백스젠만 믿고 만든 공장이 갑자기 생산 라인이 돌아가지 않게 생겼습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착수

셀트리온은 위탁생산이 너무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약을 개발하기로 결심합니다. 이때 개발을 결심한 것이 바이오시밀러입니다. 의약품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특허 기간이 20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복제 의약 판매가 금지되고 제약사가 독점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독점권이 만료되고 나면 다른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복제품 개발해서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살아있는 단백질 세포를 이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똑같은 복제약을 제조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바이오시밀러는 해외에서도 승인받은 적 없는 최초의 개발 품목이었습니다. 이론상 가능할 뿐 증명된 적은 없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쟁쟁한 빅파마(Big Pharma)들을 두고 한국의 소규모 회사가 복제품을 만든다고 하니 견제도 매우 심했습니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약품인 '레미케이드'를 가지고 있는 존슨 앤드 존슨은 작은 것까지 꼬투리를 잡아서 소송을 걸면서 방어하려고 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의 여론도 딱히 셀트리온 편은 아니었습니다. 제품이 상용화되고 유통되기 전까지 서정진 대표는 사기꾼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습니다. 사소한 뉴스와 서정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출렁했습니다. 첫 번째 바이오 시밀러 램시마(Remsima)는 2002년 개발에 착수해서 10년 뒤인 2012년에야 국내 식품의약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계 판매는 유럽 의약품청 EMA 허가에 달려 있었습니다. 3상까지 가는 임상을 통과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램시마를 인정한다는 건 최초로 바이오 시밀러를 인정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만큼 심사 과정이 고됐지만 셀트리온은 치열하게 준비했습니다. EMA가 반려하면 밤을 새워 실험을 다시 하면서 요건을 충족시켰고, 권위 있는 의사들과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비싼 과외를 받으며 준비했습니다.

 

시장점유율 1위 램시마

드디어 2013년 5월 만장일치로 유럽 식품의약청 심사관의 만장일치로 허가를 받게 됩니다. 램시마는 현재 전 세계 50만 명의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으며, 유럽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Remsima) 뿐만 아니라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Herzuma),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Truxima)까지 개발과 허가를 받는 데 성공해서 글로벌 매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바이오 시밀러보다 개발 난도가 높은 개량 식량을 말하는 '바이오베터'를 선보였고, 최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레키로나주'도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 사이 한국의 바이오 시장은 많이 커졌습니다. 삼성 역시 바이오시장에 등판해서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세우고 CMO로 시작해서 바이오시밀러를 만들기까지 셀트리온이 먼저 어떤 길을 가고 있습니다. 갯벌이었던 송도는 아시아 최대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지가 되었습니다. 셀트리온은 조직원 모두가 함께 밤을 새우고 격려하면서 회사를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이 요즘 유행하는 기업 문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워라밸을 유지하도록 권장하지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야근을 할 만큼 패기가 넘치는 회사인데요. 임직원 평균 나이가 31.8세로 젊은 경영을 하면서 높은 급여와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실리 중심의 합리적인 문화도 동시에 읽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셀트리온은 어떻게 될까요?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은 1500조 원 규모입니다. 지금 가장 화제가 되는 반도체 시장 500조 원, 자동차 시장 600조 원을 합친 것보다도 큽니다. 그중에서도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250조 원 정도입니다. 2020년 매출이 2조 3222억 원인 셀트리온은 아직도 개척할 영역이 많이 남아있을 것으로 봅니다.